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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지성의 이야기/번외 이야기

일본 치루수술 - 수술 당일

by 푸른지성 2017.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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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7번의 치루수술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저입니다.............

덕분에 항문쪽은 다양한 치료방법 덕분에 상상하기도 힘들정도로 망가져있죠. (한마디로 너덜너덜입니다.)

그런 상황이므로 또 한번의 치루수술이 달갑진 않았습니다.

한국보다는 시설도 낙후(?) 되어보이는지라 불안감도 증가했구요....


그래도 일본에서 넘버원 투라고 하는 병원 부원장쌤이 직접 해준다고 하니, 믿고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와서 한국가서 치료하고 온다고 할수도 없구요.....

일본에서 믿고 수술을 해봅시다!!!



오늘은 수술 당일입니다.


사실 옆옆아저씨 코고는 소리때문에,

3시까지 못자다가 3시에깜빡 잠들었다가 3시간 자고 일어났네요. -_-....

6시 반에 좌약 2개 넣고 배변하고

7시에 모든 약 먹고 물도 안마시고 대기하기 시작했네요.


반지도 빼라고 해서 반지도 뺐고요. (없으니 엄청 허전)







6인실이긴 한데, 한국처럼 개별 커텐을 모두 열어놓고 지내는 문화가 아닌,

100% 닫아놓고 지내는 문화라 조용하게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있네요.

스케쥴을 설명하러 담당 레지던트가 시간대별 일자별 상황별 설명도 다 해주고 갑니다.

그 후로 약담당 쌤이와서 알약 한알한알 다 설명해주고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갑니다.

지금 먹고 있던 약이랑 관계되는 약이 있으므로, 그건 금지하고 크론병 약만 먹도록 하게 합니다.







여기부터는 사진이 없고 설명만 있습니다.


이윽고 10시반....

호출이 있고, 간호사가 저를 데리고 수술실로 갑니다.

8층에 입원해있는데 수술병동은 3층이네요.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갑니다.

가면서 오늘 옥상(와이프) 오느냐, 기분은 어떠냐 등등을 하나하나 체크해갑니다.

가서 바로 옷을 다 벗고 수술옷으로 갈아입는데, 벗은 옷은 자기가 모두 챙겨서 갖다 놓을테니 걱정마라 등

당연한 얘기를 하며(?) 내려갑니다.


수술실은 역시나 긴장됩니다.

종합 수술실 앞에서 확인받고 간호사랑 같이 입장.

수술복(뒤쪽이 모두 터져있는)으로 갈아입고, 나오면 간호사가 뒤쪽 끈을 묶어줍니다.

그리고 수술실 간호사(?) 레지던트(?)에게 저를 인계하네요.


알콜 알레르기, 기타 알레르기, 과일알레르기 등을 다시 확인받고,

이름 등을 확인, 팔에 찬 뱃지를 스캔하고 저를 데리고 수술대기실로 이동합니다.


전 5~7년전 수술로 인해, 양쪽 팔의 혈관이 거의 대부분 소실되어있습니다.

따라서 혈관 따기가 가장 어려운 레벨에 속하죠.

당연하게도 한번 찔렀지만 실패.

결국 오른손 손등 검지와 중지 사이에 있는 혈관으로 바늘을 하나 꽃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수술방으로 이동합니다.

으아...............

정말 싫은... 수술대가 다시 보입니다.

5년~7년전에는 너무 생활화 되었던 수술방.....

아래 사진과 거의 흡사하네요.

<사진출처:안산한사랑병원>

다시 보는 일은 없기를 바랬는데......

저기까지 걸어가서 저 위에 눕습니다.


마취담당 샘이 와서 옆으로 돌아누우라고 합니다.

이번 수술은 하반신 마취입니다.

하반신 마취는 팔의 혈관으로 하는게 아니라, 등의 척수에 주사기를 통해 합니다.


왼쪽으로 돌아누워서 몸을 공처럼 말고 손으로 다리를 잡게 합니다.

모든 행동하나하나를 다 말하고 합니다.

"등에 손을 댑니다"

"알콜 소독합니다."

"다시 한번 소독합니다."

"마취 바늘 들어갑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통증이 느껴지고, 

발가락 끝이 찌릿찌릿한 것을 느낍니다.

"윽" 하니 왜그러냐고 물어서, 발가락이 "비리비리" 한다고 대답해주었습니다.

뭐. 큰 문제는 아니니 그 후의 대응은 없었네요.

마취가 되고 엎드려 누웠습니다.


물론 제가 입은 옷은 앞만 가리는.... 뒤는 모두 오픈된 옷입니다.

엉덩이를 잘 보이게-_- 간호사 두명이 테이프로 땡겨서 열어 붙입니다. -_-......

뭐. 여기까지 오면... 될대로 되라 라는 심정입니다.

수치심도 없고, 제발 깨끗하게 한방에 끝나기만을 빌게 됩니다.


드디어 담당의 샘이 들어왔습니다.

이 샘이 하루에 치루/치질 수술만 10건. 1년에 2000건 이상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턱보면 탁이라는 말이죠.


제가 느낌으로 판단하기엔, 왼쪽 치루가 관을 형성하여 그쪽으로 고름이 나오고 있고,

오른쪽 항문 옆에도 치루가 형성되었고 그 고름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여 부어있는 상태,

그리고 그 가운데를 하나의 누관(고름통로)이 서로 연결되어 복잡하게 된 복잡성 치루라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다년간의 입원과 7회라는 치루수술을 통해서 알게된 느낌이죠.


관련된 상황을 담당샘에게 그대로 얘기해주고, 잘 해주기만을 마음속으로 바라고 모든것을 놓아버립니다.

이미 허리 아래는 만지는 감각은 있으나, 찌르거나 자르는 감각은 못느끼고,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레이저로 신나게 지지고(구멍뚫기),

거즈로 쑤시고(고름 빼내기),

칼로 자르고(계속 새어나오도록 외부피부를 절개) 하는 등

30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프진 않지만, 그 느낌들이 모두 전해져옵니다.


제가 예측한것과는 다르게,

오른쪽은 치루가 아닌, 왼쪽에서 온 고름이 쌓여서 치루처럼 보인 것일 뿐,

실제 치루는 아니고, 항문주위농양처럼 농양주머니만 있었다고 하네요.

여튼 그부분도 모두 도려내고 지졌고,

치루가 있던 부분은 내부 치루마개를 닫아버리고 누관을 모두 절개,

외부로 모두 나오도록 외부를 터놨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운데를 통과한다고 느꼈던 누관도 모두 터버렸네요.

말이 완벽히 통하지 않아서 어쩌나... 했지만

다행히 정말 잘하는 선생님인듯 했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거기 있던 레지던트들이 저를 이동식 침대로 들어(마취로 인해 하반신을 쓸수 없는 상황) 옮기고

수술방 입구로 다시 데려온 다음,

간호사에게 다시 인계.

간호사가 다시 8층 병동으로 호송.

대기하고 있던 레지던트들이 저를 제 침대로 다시 들어서 이동....

다시 제 자리에 오니 카즈미&유노&레이가 와있었습니다. ^^;


2시간동안 절대 움직이면 안된다는 주의를 듣고, 꼼짝없이 2시간동안 하늘만 보고 있었네요.

그 시간안에 움직이거나 머리를 들면 마취제로 인해 극심한 두통이 생긴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한국에서 수술할때는 수면마취 후 수술이였거나, 무마취(?!?!) 수술만 해봐서 잘 몰랐습니다.)



20분에 한번씩 간호사가 와서 혈압과 체온을 재고 갔고, 결국 2시간이 흐르자, 와서 링겔바늘을 빼주네요.

결국 링겔로 넣은것은 식염수 뿐이였습니다. (그럴꺼면 그냥 꼽질 말지 ㅜ.ㅜ)

그리고 아직 수술복 차림이던 옷도 다 갈아입혀(!?) 주고 엉덩이에 거즈도 갈아주고 갔습니다. -_-;;;;;


이때 카즈미 : 바람폈지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옆으로 누워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옆으로 누운뒤 아이들을 침대위로 ㅋㅋㅋㅋㅋ

이 쪼마난것들은, 아빠가 지금 뭘하고 온지도 모르고 웃으며 놀고 있네요 ^^



수술후 3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하반신은 거의 마취상태라, 움직이지도 못하고 하여

카즈미에게 아이들 데리고 집으로 가라고 권유.

(사실 집에서 이 병원까지 1시간 반정도가 걸리네요.... 전철도 2번 갈아타야 하고..)

카즈미는 한시간 반 걸려서 와서 3시간 있다가, 또 고생고생해서 한시간 반동안 전철타고 갔네요 ㅠ.ㅠ

내일이랑 모래는 오지말고, 퇴원할때 한번만 오라고 했습니다만, 내일도 또 온다고 하네요....





그리하여 카즈미가 다시 돌아갈 준비(애 둘 데리고 다니면 한번 이동할때 짐이 많죠)를 다 하고 있는 상태에

수술을 해주신 선생님이 오셔서 수술에 대한 처치내역을 디테일하게 설명해주고 가셨습니다.

사진에서 왼쪽이 기존 상태, 오른쪽이 수술후 상태....

가운데에 쿠키모양과 오른쪽 위의 떡 모양이 피부를 절개하고 안을 레이저로 지져놓은 곳,

그리고 동그란 원 아래로 있는 라인이 제가 예상한 그 누관이네요. 그부분도 모두 절개해놨다고 하네요.

수술은 잘 됐다고 합니다. 이대로 된다면 9월 9일에 퇴원하여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가능하고,

퇴원하게 되면 9월 26~28일정도에 예약을 잡고 오라고 하네요.


어쨌건, 이거 다 회복하려면 참 오래걸릴듯 합니다.... ㅠ.ㅠ








다행히 카즈미도 아직 안가서 그 얘기들을 모두 듣고,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카즈미가 유모차에 유노를 앉히고, 레이를 업고 있습니다.

저는 누워만 있어야죠. 유노는 아빠랑 헤어지기 싫은데, 왠지 오늘도 헤어져야 하는 분위기를 느꼈나봅니다.

유모차에 탄 상태로 저를 바라보며

"파파 이꼬~~~~(가자~~~~~) 이꼬~~~~~~~~으아아아아아아아아앙~~~ 엉엉엉엉!!!!!!!" 하며 통곡을 하며 우는 통에,

하는수 없이 카즈미와 저는 눈빛으로 인사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 멀리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동안 유노가 우는 소리가 작아지는 것만 들을 수 밖에 없었죠. .ㅠ.ㅠ





에휴....... 아프면 카즈미에게도 미안, 이젠 아이들에게도 미안합니다.

아프지 않았으면 아빠랑 손잡고 집에 갈수 있었을텐데, 아빠는 같이 집에 안가고 누워있으니 말이죠 ㅠ.ㅠ



여튼 그 후 1시간정도 지나자 간호사가 소변을 보라고 물을 최대한 많이 마시라고 재촉을 시작합니다.

대신 오늘 하루는 절대 침대에서 내려오거나 하면 안돼고, 자리에 앉아서도 안된다고 합니다.

누워만 있으랍니다.

그럼 소변은??

소변은 누워서 소변통에....

물 신나게 마시고 어여 소변을 보라고 재촉하는 간호사 덕에,

아직 별로 감각도 없는 상태에서 -_- 쉬~해서 줬습니다.

그러니 오우~ 오케이데스요~ 다이죠부데스요~ 라고 하네요.


수술 후 소변이 안나오면, 수술중 뇨관을 건드렸거나,

마취가 제대로 안풀려서 배뇨기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중요하게 체크하는 항목중에 하나죠.


전 다행히 별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






그리고 드디어 밥이 나왔네요.

배고파 죽는줄 알았는데.....

응???

물고기다!!!!

그럼 밥은!?!!??







네............ 죽입니다.

아주 죽입니다. (응?)





여튼 깨끗히 비우니 간호사가 가져갑니다.





그리고 치카치카 하라고 이것도 갖다 주네요. ^^;





오늘은 씻지도 못하고 그대로 자야 하는 상황이였네요.

따라서 모든 스케쥴은 스돕.

어느정도 컴퓨터를 할 정도로 움직일 수 있게 되어, 회사일 처리도 한가지 완료 하고요.

10시 소등 시간이 되어 소등이 된 후로, 지금 이시간입니다.

옆옆 아저씨는 오늘도 엄청나게 시끄럽게 코를 골고 있고

그 앞 아저씨도 1/2 정도의 볼륨으로 코....

그 옆 아저씨도 코를.....

(실제 소리를 인스타 라이브로 녹음해놨네요 ㅋㅋㅋ

제 인스타에 가시면 라이브 녹음을 들어보세요 ㅋㅋㅋ

http://instagram.com/drapiece 앱버전만 가능할거에요)


하지만 오늘은 귀마개와 안대가 있다!!!




이제 자야죠.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테니.

또 내일의 생활을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아래 하트 버튼도 앞으로 다시 부탁 드립니다.

건강들 하세요!


그럼 내일 이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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