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미의 일상은 생각보다 더 바쁘고 정신없다.
한 아이의 엄마도, 두 아이의 엄마도 아닌,
사춘기 제대로 와서 반항기인 13살 남자아이와,
이제 갓 세상의 물정을 알아가며 동생 괴롭히는 재미에 살고 있는 4살 남자아이와,
작은형한테 미움받으면서도 꿋꿋히 살아가는 2살 남자아이,
총 3명의 남자아이를 혼자서 낮시간동안(물론 밤시간도 거의 보고 있지만) 보고 있으니, 누가봐도 진저리나게 바쁘고 정신없다.
낮시간동안의 일과는 비슷비슷하다.
코타는 아침 7시 33분에 학교를 가야하므로,
그 전에 일어나서 코타가 좋아하는 아침을 만들어준다.(야채가 들어간걸 싫어하느라 토스트가 대부분이다)
그와 동시에 7시 43분에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7시정도에 일어나서 계란말이를 만들고 도시락을 싼다.
(전날 너무 피곤했거나, 늦게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경우엔 예외로 한다.)
그리고 코타와 내가 등교,출근을 하면 다시 아이들과 잘수 있을때까지 조금 더 잔다.
하지만 유노의 아침시간은 꽤 빠르다.
대략 8시~ 8시30분.
그럼 그때부터 아이들의 아침을 시작한다.
아이들이 먹을만한 반찬과 국을 만들고 밥을 맥인다.
(물론, 전날 먹은 것중에 괜찮은 국이나 반찬은 다시 먹는다.)
아침을 먹이고 빨래 2회 시작.
어느덧 오후가 되면 또 점심을 먹이고 청소 시작.
레이 업고 유노 자전거에 태우고 장보러 다녀오면,
어느덧 코타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 숙제해라 청소해라 등 티격태격 하다보면 어느덧 저녁시간.
또 애기들이 어질러 놓은거 치우랴, 조금이라도 놀아주랴 하다보면 저녁 준비시간.
저녁 준비하고 밥 먹기 전(늦기도 하지만)에 내가 도착.
카즈미의 하루하루가 매일 똑같은 무한 뺑뺑이 인걸 알기 때문에, 나는 집에 도착하고 옷을 갈아입음과 동시에 일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다다이마’와 함께 가방을 원래 있던 곳에 놓고,
옷을 벗어서 바로 정리를 하고, 집에서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손발을 닦고, 렌즈를 빼고, 집안일을 시작한다.
내가 중점으로 하는 집안일은 장난감 정리, 빨래 접기,가끔 설겆이, 유노와 레이 씻기기 정도이다.
집중해서 하고 있다보면 카즈미는 너무 부담스러워 할 때가 많다.
‘자기가 잘 못해서 그런거라고’ 자책하며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뭐 이제는 별로 그런일은 없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런적이 있었다.
난 당연히 해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데, 카즈미 입장에선 좀 부담이였나보다.
하루가 피곤하니만큼, 내가 좀 도와줄까 싶어서 한일들이지만, 카즈미는 나의 회사 스트레스, 출퇴근 등을 더 생각하고 있다.
집에오면 어떻게든 더 즐겁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한다.
내 입장에서 볼땐, 나는 집에 도착함과 동시에, 마음의 편안함을 얻는다.
물론 초고음으로 짜증내는 레이와, 그런 레이를 졸졸 쫓아다니며 괴롭힘을 즐기는 유노, 그런 두놈과는 상관없이 자기만의 생활만을 고수하는 코타가 있지만.
집에 도착하면, 우선 내 마음은 휴식시간이 된다.
하루종일 회사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만 뚜두리다 오는 일이니만큼, 특별히 몸이 힘들진 않다.
매일매일 고생하는 카즈미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현재의 내 능력으로는 어떻게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걸 알기에, 할수 있는 만큼은 어떻게든 해주려고 노력한다.
이만큼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것도, 감사한 것을 알기에, 욕심은 많지만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해가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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