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10일째가 지나간 후로는 거의 기억이 없다.
최대한 자려고 노력하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듯 움직이려 노력했을 뿐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신력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적어도 일주일 전보다는 나아졌다는 느낌에 위안을 받고
다시 일주일 후면 더 괜찮아지겠지... 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수면제를 끊으면 좋겠지만, 끊을 수가 없었다.
11일째 되는 날 수면제가 다 떨어져서 집 근처 내과에 가서 수면제를 처방 받았다.
지병으로 인한 진통제를 끊고 있다는 얘기를 먼저 하고나서 수면제 얘기를 꺼냈다.
의사 : 몇알씩 먹었어요?
나 : 찾아보니 6알까지래서 4알씩 먹다가, 그제부턴 2알 먹었네요.
나 : 안먹으면 한시간도 잘수가 없어요.
의사 : (관련 책 찾아보며) 이 약 최대 복용이 2알이에요. ㅎㅎㅎ
나 : 엥? 6알로 봤는데. 잘못봤나봐요.
의사 : 앞으론 최대 2알만 드세요.
나 : 아마 일주일만 더 버티면 될것 같아요.
의사 : 그럼 우선 일주일치만 처방해줄테니, 모자라면 다시 와요.
나 : 감사합니다.
수면제가 없으면 잘수가 없기에, '오늘 밤 어떻하지' 하며 불안해 하다가, 불안감이 싹 가셨다.
잠깐 점심시간에 나온 병원치고 소득이 있었다.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씻고 우선 수면제 안먹고 눕는다.
30분... 1시간 뒤척이다가 결국 1층으로 내려간다.
아직 자고 있지 않은 카즈미와 눈을 마주치며 한마디 한다.
나 : 아직 안되네
수면제를 우선 한알 먹고 올라와서 누워본다.
또 30분... 1시간....
발 전체의 화~~~ 하는 느낌때문에 잘수가 없다.
열을 재보면 정상 체온이다.
결국 다시 한알 먹고 올라와서 누워본다.
어느 순간 12일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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